Too Much Attractive

스포츠여신 김세연

야구, 배구, 골프, 당구, 종목을 가리지 않고 경기장을 누비며 밝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스포츠 아나운서 김세연. 사소하지만 궁금했던 것들을 시시콜콜 들려주는 특유의 리포팅 스타일처럼, 친구와 수다 떨듯 편안하게 풀어낸 그녀만의 이야기

#편안한 매력의 아나운서

어느덧 6년 차다. 6년간 찾아온 김세연 아나운서만의 색깔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제 매력을 표현하자면, 진한 향수보단 샴푸향 같은 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향수처럼 지나가기만 해도 향이 진하게 남진 않지만, 샴푸향은 은은하고 편안한, 기분 좋은 에너지가 있잖아요.

현장 리포팅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나 선수를 꼽는다면 박찬호 선수가 직관을 와서 제 리포팅을 보고 지나가신 적이 있어요. 그게 카메라에 찍혔는데, 사람들이 ‘마이크를 노리는 맹수 같은 눈빛’이라고 장난을 쳤죠. 사실 저도 그 리포팅 때 박찬호 선수를 봤는데, 속으로 ‘마이크를 뺏기면 끝장이다’라고 생각했어요. 또 한 번은 맥주보이가 맥주를 팔고 있어서 리포팅 도중 얼만지 물어봤더니 4,000원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근데 리포팅이 끝나고도 저에게 와서 진짜 맥주를 팔려고 하셔서 재밌었던 기억으로 남았어요. 반면 감동적이었던 순간은 두산의 국해성 선수가 주전이 아니고 백업인 경기 날이었어요. 국해성 선수가 이틀 연속으로 교체 기회를 받았는데 모두 출루를 했죠. 경기 때 큰 부상을 당하고도중또교체기회가왔을때“더할수있다”고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는데요. 근데 엄청나게 큰 부상이어서 선수 인터뷰를 하는 저도 함께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그 절절한 마음이 전해졌는지, 리포팅 이후 그 사건이 실검 1위에 오르기도 했어요.

리포팅 중에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아기들이 지나다니면서 리포팅 중인 저를 안거나, 뒤에서 신나게 브이를 그릴 때 집중이 분산돼요. 그러면 실수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죠. 또 술에 취하셔서 고래고래 선수들이나 팀을 욕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리포팅 녹음에 들어갈까 봐 항상 긴장하고 무섭죠.

경기에 앞서 가장 신경 써서 준비하는 점은 기자분들은 전문가시고, 저보다 아는 것도 많으시니 진지한 관점으로 기사를 쓰셔야 그분들의 능력이 발휘되죠. 저는 기자분들보다 전문지식은조금부족하기에저만이할수있는콘텐츠를 하려고 합니다. 좀 더 가볍거나, 사적이거나, 캐주얼한 내용의 인터뷰를 많이 시도하려고 해요. 보시는 분들이 궁금할 법 하지만공적이지는않은내용을많이알수있게요.그래서제게 TMI(Too Much Information) 리포터라는 별명이 붙었나 봐요.

선수들의 TMI를 기억하는 노하우가 궁금하다 억지로 선수들의 정보를 외우려고 하기보다는 진심으로 선수들에게 애정이 있고 관심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그 분들의 정보가 외워져요. 하나라도더알고싶어하는마음이크다보니더잘기억하게 되는 거죠. 노력하지 않아도,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면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고요.

인터뷰를 할 때 본인만의 팁이 있나 보통 선수분들께 갑자기 다가가서 질문을 하면 인터뷰이도 당황하고, 갑작스러운 질문에 기억을 잘 못해서 답변을 충분히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선수들끼리 모여서 사담을 나누거나 경기에 대해 수다를 떨 때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다가 궁금한 점이생기면 그 때 끼어들어서 물어봐요. 아무래도 선수들끼리 얘기할 때는 편한 상태다 보니 더 얘기를 잘 해주시더라고요. 제가 신경쓰는 부분은 끼어들 타이밍과 눈치예요. 또 처음에 상대를 칭찬한 후 질문을 하면 보통 마음이 너그러워져서 답변이더 자세해지더라고요.

아나운서 준비 과정은 어땠을까. 고배를 마셔보기도 했나 엄청 많죠. 고배를 너무 많이 마셔서 몇 번인지 셀 수도  없을 정도예요. 시험을 본 게 현재 기억으로 족히 열 번은 넘은 것 같고, 본격적으로 준비한 기간은 1년 정도 되는것 같아요. 사실 이건 좀 웃긴 생각인데, 처음에 저는 아나운서 시험을 볼 때 ‘준비 없이 그냥 봐도 되지 않을까?’라는 오만한 생각을 했었어요. 당연히 떨어졌고,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준비했어요. 남에게 나를 어필하는 법 등 여러가지 배울 점이 많더라고요.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떨어진 원인을 너무 열심히 찾지 말라”는 말이요. 한 방송국에서 천 명이 지원해서 한 명이 뽑혀요. 그런데 방송국이 한 명을 뽑은 이유는 단지 그 한 명이 시기에 맞게 그 방송국에 필요한 인재상이라서 그런 거에요. 그러니까 나머지 999명의 떨어진 요인을 하나 하나 다 찾아서 ‘얘는 이래서 떨어트려야지’라고 하지 않는다는 거죠. 단지 그 시기에 그 기회와 본인이 맞지 않았던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자존감도 잃지 않고 좀 더 발전하게 되는 계기가 되거든요.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가장 보람과 기쁨을 느꼈던 순간은 선수들에게 의미있는 날로 남았을 때 가장 기뻐요. 제가 예전에 2년 동안 야구 시즌을 보냈고, 리포팅도 열심히 했는데 이상하게 인기도 실력도 없는 것 같다고 느낀 시기가 있었어요. 28살 때 쯤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그 시기 이후 한 매체에서 야구 리포터 인기도 설문조사를 했는데 제가 1등으로 나왔어요. 그때 생각을 바꿨죠. ‘항상 피드백이 곧바로 오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나를 알아봐 주고 응원해주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아버지가 대단한 야구팬이시라고 들었는데, 모니터링도 해주시나 저희 아버지는 야구가 144경기가 있으면 144경기를 다 보는 분이에요. 어렸을 적 주말에는 아버지가 3~4시간 TV 앞에서 꼼짝을 안 하셔서 별로였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제가 나와서 더 좋아하시는 것도 있고요. 제 질문에 대해 피드백을 주시기도 하고 다 같이 엄청 얘기 많이 합니다. 가족들이 응원하는 팀은 롯데고요, 저는 일을 하면서 팬심보다는 일 욕심이 많아져서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선수가 있는 팀이 가장 좋아요.

종목 막론, 내 인생 최고의 스포츠 명장면을 꼽는다면 한동민이 끝내기 홈런을 친 마지막 경기. 플레이오프 5차전. 키움(구 넥센) VS SK의 경기요.

야구, 골프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해 왔는데 가장 재미있었던, 혹은 가장 어려웠던 종목은 가장 어려웠던 종목은 당구예요. 요즘 당구 중계를 하고 있는데, 중계하는 것 자체가 참 어려워요. 쓰리 쿠션이 있으면 선수들은 그 중 공 하나를 칠 때 다른 공과 친 공의 다음 위치를 다 계산해서 치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그 공을 치면 어느 각도로 갈지 도무지 보이지가 않아요. 각도를 계산하는 게 정말 어렵더라고요.

일을 떠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골프요. 요즘 골프를 너무 좋아하게 되었어요. 시간만 나면 골프장에서 시간을 보내요. 안타깝게도 재능이 그렇게 많진 않지만, 예쁜 자연 속에서 조용하게 나만의 스포츠를 즐기는 그 시간이 참 소중해요. 커다란 그 자연 공간을 통째로 빌린 느낌도 들어서 힐링도 되고 스트레스도 풀려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골프계에서 더 많은 프로그램을 맡고 싶고, 골프도 잘 치고 싶어요. 또 e-스포츠, 야구, 골프계까지 섭렵해서 트리플 크라운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야구여신, 골프여신 같은 말이 있듯 여신 칭호도 붙으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봄을 기다리며

30대로 살아보니 어떤가. 앞으로 한참 남았는데, 30대에 이루고 싶은 것은 나름 괜찮아요. 20대에서 30대에서 넘어갈 때 우울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되게 재밌어요. 경제력도 좋아지고 할 수 있는 것, 알고 있는 것도 많아져서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또 친구들이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서 새로운 풍경이 펼쳐져서 재밌어요. 축의금도 많이 내고 경조사도 많아요. 가장 중요한 건 내 삶의 동반자를 찾고 싶어요.

‘20대에 이것만은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외국에서 살아봤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빨리 졸업해서 아나운서로 취직하는 게 유일한 목표였어요. 그래서 중간에 한 숨 돌릴 틈도 없었던 게 조금 아쉽습니다. 지금 20대로 다시 돌아간다면 교환학생으로든, 여행으로든 외국에 살다오고 싶어요. 특히 미국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요. 기간은일년정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나 제가 원래 요리를 전혀 못하는데, 요즘은 요리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동생도 좀 만들어서 먹이고 싶고요. 제가 글루텐 알러지가 있어서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못 먹어요. 그래서 글루텐 프리 빵이나 디저트를 직접 배워서 만들어보고 싶어요.

평소 생활 루틴은 어떤가 요즘 집순이라는 말이 있는데, 전 완전 반대예요. 최대한 집에 안 들어오려고 일을 벌이는 스타일? 밖에서 에너지를 다 쏟고 집에 들어와서 잠만 자요. TV도 책도 안 읽고 침대에 누워만 있죠.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못 보내나봐요. 요즘엔 일주일에 두 세 번씩 PT를 받고 골프 연습장에 가는 게 나름의 루틴이에요.

일년 중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하나 봄이요! 벚꽃이 너무 예쁘고, 야외에 있어도 좋잖아요. 특히 저는 테라스를 너무 좋아해요. 테라스에 앉아있기만 할 수 있다면 황사와 미세먼지를 감수할 수도 있어요.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고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서 야외를 즐겨도 좋죠. 겨울은 너무 추워서 싫고 옷이 무거우니 만사가 힘들고 지치는데, 봄에는 너무 기분이 좋아져요. 특히 망원 한강 공원에 삼겹살을 구워주는 장소가 있는데 요즘 저의 핫 플레이스입니다.

어느덧 겨울에 들어서는 12월이다. 올 한 해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은가 개인적으로는 이번 겨울에 혼자 전지훈련캠프를 하듯 골프 훈련을 하고 싶어요. 올해를 돌아보며 이번 연말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뭐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앞으로 무엇을 할 지 고민도 하고요. 전에는 막연히 스포츠 아나운서로만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결혼 후나 출산 후에 어떻게 커리어를 이어갈 지 많이 생각하게 돼요. 주변에 결혼하고도 일을 잘 해내가시는 선배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봐요.

옆구리 시려지는 계절인데 핑크빛 기류는 없나 정말 코로나가 문제예요. 핑크빛 기류도 뭔가 대시가 있어야 하잖아요. 어딜 나가야 뭐가 생기는데, 사실상 모임은 취소되고 하다못해 야구장에서 하는 리포팅도 최근 2년 동안 없었어요. 회사 사람 만나는게전부라사람만날기회도없어요.제가또오래알고 지낸 사람과는 연애를 못하고, 소개팅할 때 마스크 벗는 것도 너무 부끄러워서요. 제가 연애 대상과 친구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서 지금까지도 무조건 새로운 사람만 만났던 것 같아요. 연애 대상 앞에서는 꽤나 여성스러워지죠.

어떤 사람과 어떤 연애를 하고 싶은가 최근에 주변에서 결혼을 많이 하니까 저도 결혼에 관심이 생겨요. 제가 아무래도 프리랜서다 보니 감정기복이 적고 변함없이 안정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늘 그 자리에 있어줄 것 같고, 아낌없이 받을 수 있는 사람이요. 어릴 땐 번개탄같이 화르륵 타오르는 사랑을 좋아했다면 요즘은 천천히 타는 장작불 같은 연애를 하고 싶어요. 제가 자존감이 흔들리는 순간이 많은데 제게 응원과 표현을 많이 해주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요.

스포츠에 목숨거는 사람 vs. 스포츠알못 (웃음) 저는 운동을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보다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더 좋아요. 그러니까 스포츠알못 선택할래요.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면 마음속으로 뭔가 저를 평가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웃음) 그게 좀 부끄러우니까 제 일을 차라리 모르는 게 더 속 편하겠네요. 같이 하고 싶은 운동은 골프고요, 꼭 그 취미를 공유하고 싶어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산타에게 받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늘색과 크림색이 섞인 체크무늬 코트요!

SNS에 뷰티, 패션과 관련된 사진도 많이 올라오고 패션센스도 남다르더라. 평소 스타일이 궁금하다 많이 튀게 입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스타일 자체는 무난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포인트를 주려고 해요. 튀는 아이템 하나 정도로요.

좋아하는 ‘남친룩’은 어떤 스타일? 20대 장병들을 위한 스타일링 조언도 가능한가 무난한 스타일이요. 너무 패셔너블하면그것때문에약속시간늦을것같아요.제가옷 입은 것도 평가할 것 같고요 (웃음). 단정하고 깔끔한 스타일이 좋아요. (연예인 중 한 명을 꼽자면) 공유? 스타일링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 베이지, 아이보리 등 톤이 강하지 않은 중립적인 색을 입으면 옷을 여러 벌 매치하기도 쉬울 것 같아요. 기본템 같은 걸 잘 활용하시고요.

남동생은 군필? 예쁜 누나가 있어서 군 생활이 편하다는 말은 없었나 모르겠어요. 남동생이 경상도 사람이라 무뚝뚝한 스타일이에요. 놀랐던 건 군대에서 누나를 없다고까지 한 거예요. 어떻게 있는 누나를 없다고 해요? (웃음) 남동생이 공군이라 성남 서울공항에 한 달에 한 번씩 수입과자를 사 들고 갔었어요. “그때 왜 내 존재를 숨겼냐”고 했는데, 그냥 귀찮았대요. 이해가 안 돼요.

동생 군대 보내던 당시의 기분은 집은 부산이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녀서 부산 집에서 입대하는 동생을 보지는 못했어요. 다만 보내는 심정은 정말 슬펐죠. 신기하게도 평상시엔 동생 생각 거의 안 했는데 막상 군대에 간다고 하니까 너무 짠하고 슬펐어요. 고생한다고 생각하니 마음 아프고 ‘적응을 잘 못하면 어떡하나’, ‘다치면 어떡하나’ 평생 안 하던 걱정을 다 했죠. 근데 자주 휴가를 나와서 자주 보니까 감정이 좀 무뎌지긴 했어요.

장병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바깥에서 재밌는 일 많을텐데 나가서놀지도 못하고 갇혀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많이 답답하시죠? 하루가 일 년 같이 느껴지시겠지만 주위를 보면 그 힘들었던 기억도 나중에는 추억이 되고 나중에는 만난 인연과 사회에서 좋은 관계도 이어가더라고요. 너무 힘들고 고생이지만, 나중엔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몸 건강히 잘 계시는 동안 제가 스포츠와 함께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실 수 있게, 저 또한 좋은 에너지를 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힘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