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의 '믿을맨'

변호사 김진기

법대 위에 서서 판결문을 낭독하던 군법무관이 장병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변호사로 돌아왔다. 28년차 고참 군법무관에서 1년 6개월차 사회 신병이 된 김진기 변호사의 이야기.

#군에 쏟은 젊은 날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1993년에 군법무관으로 임관하여 2020년 2월 말까지 28년간 군법무관으로 근무하다가 지금은 1년 6개월 차 새내기 변호사가 된 김진기입니다.

군법무관이 되기로 결심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당시 제가 봤을 때 가장 큰 이슈는 군의 대규모 무기도입사업인 ‘율곡사업’이었어요. 율곡사업 진행 중에 군과 군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대규모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율곡비리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사건이 대거 언론에 공개되고 국민들 입에 회자됐습니다. 군법무관이 되어 저런 비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저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겠다 생각했습니다.

군법무관으로 지내며 정말 많은 사건들을 접하셨을 텐데요. 안타까운 사연의 사건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2008년도 육군 고등검찰부장을 하며 사건 최초 단서부터 종결까지 지었던 사건이에요. 당시 언론 기사 제목으로는 ‘장교 금융 사기 사건’이었어요. 제가 KBS 9시 뉴스에 이틀 연속 출연했을 정도로 큰 사건입니다. 군 내외로 피해자가 560명, 피해 액수는 800억 원에 이르렀어요. 몇 명의 초급장교들이 동료들에게 ‘3개월 후 이자를 30% 줄 테니 나에게 천만 원, 이천만 원을 투자하라’는 것이었는데요. 그것이 법적으로는 ‘유사수신행위’라고 하는데, 사기죠. 처음 첩보를 입수한 것은 한 부대의 중위를 통해서였어요.

“부대에 람보르기니라는 차를 타고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조금 이상하다, 살펴보라”는 첩보였죠. 저는 람보르기니라는 차를 그때 처음 들었어요. 살펴보니 그 친구와 관련된 몇 사람이 다른 동료들이나 선후배들을 통해서 대규모로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거예요. 실질적으로 꽤 많은 사람에게 3개월 후 30% 이자를 다 줬답니다. 정말로 (30% 이자를) 준다는 소문이 난 것이죠. 그래서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모였어요. 은행이나 기관이 아닌 경우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서 이자를 주는 금융업을 못 하게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유사수신행위’로 형사입건하여 구속을 했죠. 구속을 하고 계좌를 정지하는 조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속한 날에도 돈이 2억 원씩 계좌로 들어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투자를 했는지 모를 정도였어요. 검찰에서는 형사사건을 조사하며 구속하면 20일간 가능한데 구속하고 한 번 더 연장을 했습니다.

수사 시작 보름 즈음에 제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사건을 모의한 초급장교들이 피해자들에게 제3금융권 대출을 알선해 준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제 현금 한번 만져보지 못한 피해자들도 많았던 것이죠. 정말 군 생활, 직장 생활하며 돈 2~3천만원 만들기 쉽지 않잖아요. 어떤 경우엔 삼천만 원, 어떤 경우에는 1억 원까지도 피해를 본 사람도 있었어요. 잘못하면 피해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계룡대 삼군본부안에국민은행지점이본청지하에 있었어요. 지점장을 비밀리에 불러 수사 사항을 공유하며 ‘피해자들이 대체로 군인이라 직업은 안정되어 있다. 그런데 지금 제 3금융권에 돈을 빌려 이자가 말도 못하게 많다. 그러니 시중 은행인 국민은행에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지 살펴달라’고 이야기했죠. 지점장이 본부에 문의하니 가능하다 하여 몇 가지 승낙을 받고 법무실장과 육군참모총장에 보고했어요. “수사는 문제가 없으나 피해자들의 피해가 크고 예상치 못하여 결과적으로 돈을 회복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으니 피해자의 정신적, 재정적, 법적 세 가지 문제를 포함한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건의했어요.

결국 육군에서 금융 사기 사건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가동한다는 공식 발표를 언론에 했습니다. 그런데 예하부대 모 대위 하나가 언론 발표일에 타 부대로 전출을 가게 되어 그 소식을 몰랐던 것이죠. 그 대위는 제 기억으로 5천만원 정도 투자했는데, 돈 한 푼 안 쓰고 열심히 돈을 모았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 돈을 찾지 못하고, 사건에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에 참지 못하고 발표 당일에 그만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되었어요. 피해자보호시스템을 하루라도 빨리 구축·가동했으면 피해자들이 이혜택을받을수있다는것을알게되어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회가 되어요.

군 장병들이 알아두면 좋은 법적 지식이 있다면요 징병되어 온 병사들이 업무에 익숙해진다는 건 맡은 업무의 ‘규정과 방침’을 알고 시행한다는 말이에요. 간부들도 마찬가지로 규정과 방침에 따라서 처리했다고 하는데, 규정과 방침은 말 그대로 규정과 방침이에요. 법률보다 밑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법률이 만들어진 후에 규정과 방침이 만들어진 건 괜찮은데, 규정과 방침이 만들어진 이후에 법률이 만들어진 경우도 상당히 많이 있거든요. 이런 경우 규정과 방침대로 했는데도 법률과 맞지 않는 묘한 상황이 벌어지죠. 법률까지는 잘 모르잖아요. 내가 행위하는 것이 규정과 방침뿐만 아니라 법률에 반하지 않을까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해요. 저는 그걸 ‘법률 감수성’이라고 표현해요. 일상적으로, 관례대로, 노하우대로 군 생활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규정과 방침에는 부합하겠지만 어떤 경우에는 법률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사회에서도 그렇고 군에서도 악성 사건들이 일어나기 마련이죠. 담당하셨던 사건들 가운데 일벌백계했어야 하나 그러지 못했던 사건이 있다면요 1998~1999년 즈음에 병무비리 수사가 있었어요. 그해에 독일에 유학을 가게 되어 그 수사를 마치지 못하고 빠져나오게 됐어요. 돌이켜보면 참 획기적인 수사였고 당시에도 큰 성과가 있었지만 그 수사를 좀 더 진득하게 잘 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요. 당시 수사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지금까지 연장되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지금도 주위에 “누구는 돈 얼마 주고 군대 뺐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공소시효가 지났으니까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이죠. 과연 그렇게 민관합동수사까지 했던 수사가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거두었는지 생각해 보면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 저는 수사팀 일원이었으나 짧은 기간만 수사에 참여했기 때문에 전체적 그림을 잘 몰라 이런 말 할 수도 있는 거겠죠.

관련된 사람들을 더 잡아들였어야 했을까요 예. 그런 기회를 줬어야 했어요. 잘못된 판단을 통해 병무 의무를 잘 수행하지 못했다는 사람들에게 자수하는 기간을 줘서 국가적인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이 사건 관련하여 병무청 파견 모병관 중에 원 씨 성을 가진 준사관의 수첩이 발견됐어요. 암호처럼 적혀있던 걸 풀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 풀어냈습니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하나하나 발견해 내면서 수사가 굉장히 급속도로 진척이 되었죠. 그 사람 말고도 다른 사람이 있었을 텐데, 우리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악성 사건과 발생 빈도가 잦은 사건들의 형량은 어느 정도이며 군 생활을 이어가는 데 얼마나 치명적인가요 형사사건은 군사법원도 대법원에서 정하는 양형기준을 따르고 있어요. 군사법원 통계는 양형기준의 90% 이상을 따르고 있는데요. 바람직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러하지 못한 점도 상당히 많아요. 기준은 기준일 뿐인데 기준 적용 과정에서 민간 법원의 양형기준 부합률보다 군사법원이 훨씬 높아요. 사건 하나하나에 말 못 할, 드러나지 않는 일이 많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은 정말로 심층적으로 심리가 되어서 그 사건의 피고인에게 가장 적합·적확한 형이 선고되고 있는가라는 부분은 조금 의문스러워요. 양형기준을 만든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병무비리가 일어났던 90년대 말은 없었죠. 당시 주범 격인 사람들은 굉장히 높은 형을 선고받았어요.

실형을 선고 받으면 군 생활은 끝났다고 봐야 할까요 연예인 승리가 징역 3년을 선고받아 항소를 한다고 하는데, 군인 신분으로 실형 1년 6개월 이상 확정되면 보통 군 복무를 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아요. 민간 교도소에서 형을 살고 전역처분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질적 형사사건이 되어서 재판에 회부되면 군 생활은 하기 어렵다고 봐야겠죠. 법에 따라 집행유예 이상이면 당연히 제적이 됩니다. 최근 성범죄 같은 경우에는 집행유예가 아니라 하더라도 벌금이 일정 액수 이상이면 제적이 되는 범죄도 따로 정해 놓기도 해요. 군형사사건이 개시되면 군 생활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겠죠.

병사 시절에 범죄를 저질렀으나 민간에서 밝혀지면 어떻게 처리되나요 군에서 저지른 행위가 군 복무기간 중 밝혀지지 않다가 전역 후 수사로 밝혀진다면 민간인이니 민간 수사기관과 민간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군형법에서 필요적으로 군사법원이 관할하는 사건이 있어요. 단적으로 군사기밀보호법에 군사기밀누설 같은 경우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군사법원에서 전속 재판권을 가지고 있어요.

현역 시절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지요. 현역으로서 외국 박사 학위를 취득한 최초의 사례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배움은 무엇이었을까요. 독일은 법체계가 크게 3가지예요. 공법, 사법, 형법. 저는 공법을 전공했어요. 독일은 공법의 나라입니다. 공법은 국가와 국가관의 관계, 국가기관과 다른 국가기관과의 관계, 국가기관과 국민과의 관계를 다룹니다. 독일이 제1, 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인 만큼 군이 대단하지 않았겠어요? 그런 독일 군대와 국민, 국가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 연구를 했어요. ‘제복을 입은 시민’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독일에서 1970년대에 유행했던 용어인데, 군인이라는 건 제복 입은 시민이라는 겁니다. 제복을 입었지만 시민으로서의 자격도 있다는 것이죠. 제가 처음으로 한국에서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군이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우리 국군의 주인은 누구인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 법체계에도 도입해볼 만한 점이 있을까요 정말 많죠. 앞서 말한 ‘법률 감수성’ 있잖아요. 그런 것들은 독일이 굉장히 뛰어나요. 그런 사항의 전반적 확산,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의 각종 권한, 권리,제도적보장,요구등에대해많은고민을 해봐야 해요.

#새내기 사회인

법무관으로 생활하셨을 때와 민간 변호사로 활동하시는 지금,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일까요 저도 고민스러워요. 사회인으로서는 저도 아직 1년 6개월이 안된 새내기잖아요. 프로가 아니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아직도 돈을 받고 뭘 해준다는 것이 익숙지 않아요. 그런 부분이 상당히 힘들지만 현역에있을때보다는더자주저의경험이나 지식을 상담 같은 것으로 지원해 주고, 감사하다는 말도 듣죠. 그럴 때마다 상당한 보람을 느껴요. 더 열심히 하자고 생각하게 돼요.

군에서 나오니 비로소 보이는 것 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군에 있을 땐 징계하는 입장이었어요. 현재 우리 군은 징계가 너무 많아요. 특히 하급 간부에 대한 징계가 너무 많고, 병사들의 징계는 더하죠. 병사 징계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오랫동안 시행했던 ‘영창 제도’가 없어졌잖아요. 긍정적인 변화지만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영창에 관해서는 10년 전부터 문제가 되어 와서, 영창 처분을 하는 것에 대해 군 간부들이 조심스러워 했어요. 그런데 영창 처분이 사라지니 오히려 병사들에대한징계를훨씬쉽게생각하는것 같아요. 하급 간부들에게도 마찬가지예요. 문제는 그런 징계의 결과가 어떤 해로움을 주는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징계를 받으면 일정 기간안에항고해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그게 안돼요. 이 문제는 군이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해요. 또 저도 재판을 많이 해봤는데 법대가그렇게 높은 줄. 몰랐어요. 항상 법대 위에 앉아 있는 판사 입장이었다가 방청석에서 바라보는 변호사가 되어 보니 법대 위와 아래의 심리적, 정서적 거리는 굉장히 멀고 험난하더군요.

군 관련 재판이나 소송에 대한 의뢰를 받기도 하셨을 것 같아요 전역 후. 작년3~10월까진 군 사건이 거의 없었는데 작년 10월부턴 꽤 있어요. 지금 많이 발생하는 사건은 상관모욕 사건이에요. 상관모욕 사건은 군형법 64조에 있는데 1항에 상관면전모욕이 있고 2항에 상관공연모욕이라는 것이 있어요. 2항이 문제가 많죠. 병사나 간부 가릴 것 없이 많아요. 대상관범죄는 군만의 범죄입니다. 이것에 대해서 새롭게 다시 제대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당연히 대상관범죄는 엄벌하고 처벌해야 하겠지만 군형법 64조 제2항 구성요건은 형법의 모욕죄와는 달라요. 그런데 일반 형법의 모욕죄 성립 요건에서 그 대상이 상관이기만 하면 전부 상관공연모욕으로 하는 것 같고, 사례도 그러해요. 하지만 군인의 구성요건은 다르거든요. 이런 것에 대해서 엄격하게 새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죠.

오랫동안 군에 계셨으니 변호사로서 군사법정에 서는 기분도 남다르셨을 것 같습니다 군사법원 말고도 일반 법원에도 많이 다녀요. 다른 지방 재판에도 많이 가고요. 그래도 처음에는 군사법원 가는 게 마음이 편했어요. 익숙하잖아요. 그런데 군사법원이 일반인들이나 언론에서는 봐주기 재판이니 솜방망이 처벌이니 하는데 사실은 엄격하게 비교해볼 필요가 있거든요. 군사법원의 양형은 굉장히 높아요. 편안한 마음으로 갔다가 두려움에 떨면서 나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군사법원이 굉장히 엄격합니다. 그 엄격함이 유연해질 필요가 있는데도 너무나 엄격하게만 가면 문제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군에서나 민에서나 법적 절차가 생소하고 어려워 부당함을 참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그들을 위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현역에 있으면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많은 말씀을 들었어요. 정말 우리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의료인 한 명과 법조인 한 명은 꼭 알아야 해요. ‘마음을 터놓고’가 전제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그 사람이 떠올라야 해요. 떠오르지 않으면 문제입니다. 법적 문제가 있으면 법률가가 떠올라서 바로 문의하고 상담하는 상황이 되어야 해요. 그 타이밍이 지나면 곤란해집니다. 어떤 경우가 생기더라도 그런 사람을 생각해 놓을 필요가 있어요.

병사가 사건에 휘말려 재판에 나가야 할 때, 변호사 선임이 가능한가요 형사사건으로 재판에 회부되면 군사법원에서 필수적으로 국선변호인을 붙여줘요. 맘에 들지 않으면 교체 신청도 가능하고요. 그런 경우도 있었어요. 해군 병사인데, 군 들어오기 직전에 옛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했어요. 그 여자친구는 원하지 않던 관계였어요. 결국 강제추행으로 문제가 됐어요. 2월에 군 입대를 했는데 1월에 헤어졌던 관계였어요. 5월에 민간 경찰에서 군 경찰로 사건이 넘어왔죠. 전역할 때까지 거의 재판만 했어요. 이 친구는 당연히 민감한 문제니 부모님께 알리지 말라 했어요. 결국 재판 선고가 내일모레인데 3일 전에야 부모님이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수사기관에서는 이미 병사도 성인이고 “절대 부모님께 알리지 말라” 했으니 안 했습니다만, 부모님 입장에선 아들이 성인이긴 해도 이제 부모 그늘을 갓 벗어났으니 여전히 지원이 필요하고, 형사사건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잖아요. 부모님이 가지고 있는 경험이나 여러 재원들을 통해 훨씬 더 좋은 사설 변호인을 선정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해버린 거죠. 국선변호인이 못하다는 게 아니지만 변호를 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라포(Rapport, 친밀관계)가 형성되는 것이거든요. 나를 다 이해해 준다는 그런 마음이 서로 교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저는 어떤 경우에도 대면하지 않고서는 사건을 안 받아요. 그런데 그 친구는 그런 걸 몰랐겠죠. 제가 그 부모님과 1심 선고 2~3일 전에 연락이 되어 급하게 변호를 맡았어요. 선고일이 정해지면 재판은 사실상 끝난 거거든요. 선고만 남은 겁니다. 저도 당혹스러워 급하게 연기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결과적으로 피해자와 합의만 하여 합의서만 냈습니다. 다행히 조금은 반영되었지만 처음부터 사설 변호사인 제가 사건을 도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대한민국 국군’ ‘대한민국 군인’을 한마디로 정의하신다면요 대한민국 헌법은 2가지로 나뉘어요. 하나는 통치구조, 하나는 기본권입니다. 옛날에는 헌법을 한 나라의 통치구조와 기본권을 규정한 최고의 법이라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약간 달라요. 통치 구조라는 것도 결국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기본권을 보장하는 기록인 것이죠. 즉, 한 나라의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최고의 규범이 헌법이에요. 각 국가 기관들이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죠. 하지만 제3국이나 다른 세력이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기본권을 유린하면 그때는 누가 우리의 인권을 보장할까요? 바로 군이에요. 저는 주저 없이 말할 수 있어요. 국군은 ‘대한민국 최후의 인권 보장 기관’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게 될 국군 장병들에게 따뜻한 응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군 복무하고 있는 분들. 시대와 현실에 따라 평가가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어느 때에도 대한민국 제 분야에서 가장 힘들게 근무하는 분들이에요. 그래서 여러분들의 근무를 다른 근무와 다르게 특별히 ‘복무’라고 해요. 복무. 군에 복무하고 있는 여러분들은 대한민국 가장 힘들게 근무하고 있는 분들이라는 인식 속에서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그 자부심으로 끝나지 말고 그걸 바탕으로 하여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충족했으면 좋겠어요. 또 그 힘을 원동력으로 사회에서도 한 번 더 도약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군에서만 필요한 사람이 아닌 사회에서도 당연히 필요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 각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