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복을 입고 땀 흘리는 시간에 매료되었던 여군의 딸이 이제는 스스로 군복을 입은  여군이 되었다. 군 생활이 배움과 경험의 보고라고 말하는 김효정 중사(진). 특유의 성실함으로 끊임없이 단련하고 각종 자격증을 섭렵하며 누구보다 꽉 찬 군 생활을 만들어가는 1기갑여단의 얼굴이다.

#여군의 딸, 군대에 가다

자신과 부대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1기갑여단 화생방중대 정찰관을 맡고 있는 중사(진) 김효정입니다. 화생방중대에서 화생방정찰차를 타고 화학물 탐지, 식별 및 시료 채취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1기갑여단의 얼굴로 선발된 소감이 어떤가 선정될 지 몰랐는데 여단장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부담감보다는 다시 없을 것 같은 기회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군 생활은 얼마나 했나. 지금 맡고 있는 임무는 임관 4년차입니다. 임관부터 쭉 정찰관 임무를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여성에게 군인이라는 진로가 흔한 길은 아닌데, 군인을 직업으로 삼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려서부터 태권도 선수를 해 왔는데, 태권도만 계속했을 때 어떤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태권도와 병행할 수 있는 직업으로서 부사관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특히 제가 가진 화학 자격증을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화생방 병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에서도 화학부사관과를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군인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군인이 되는 데 영향을 준 인물이나 사건이 있다면 어려서부터 어머니께서 예비군복을 입고 훈련에 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군인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부사관 동아리도 있어서 부사관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 것도 영향이 있었고요.

아버지는 딸의 입대에 어떤 반응을 보이셨나 “청천벽력같다”고 말씀하시며 눈물까지 보이셨습니다. 오빠와 제가 함께 입대했는데, 오빠가 입대할 때는 어머니가, 제가 입대할 때는 아버지가 우셨습니다.

오빠와 함께 입대했는데, 오빠도 부사관인가 오빠는 병사로 입대해 이미 전역했습니다. 오빠가 일병 때 휴가를 나왔었는데 집에서 만나 “일병, 인사 안 하나?” 했다가 혼쭐이 났습니다. 오빠도 태권도 5단이라….

태권도는 언제부터 한 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오빠가 태권도 배우는 게 부러웠고, 저도 따라서 시작했습니다. 관장님이 “너는 선수를 해야 한다”며 선수 등록을 해 주셔서 초등학교 때부터 고3까지 쭉 선수 생활을 해왔습니다. 태권도에 워낙 애정이 깊어서 열심히, 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딴 메달은 한 60개 정도, 트로피도 있고요. 부상으로 인해 꿈을 접게 됐을 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같았지만 군 생활을 통해 새로운 목표를 안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진취적인 성격이었나. 어린 시절이 궁금하다 말괄량이라고 해야 하나, 너무 천방지축이었습니다. 그런 성격이 부모님이 태권도를 시키신 또 다른 이유라고도 들었습니다.

#군인으로서의 삶

군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최근에 태권도 5단을 따고 여단장님께 부대 태권도 교관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어려서부터 애정을 갖고 해온 태권도인 만큼, 그에 대해 인정받는 기분이 들어 매우 기쁘고 기억에 남습니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도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이겨냈는가 최정예전투원 준비했을 때, 마침 계절도 여름이라 너무 힘들고 지쳤습니다. 그렇지만 동기, 후배들과 함께 뛰고 노력하다 보니 힘든 마음도 즐거움으로 변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2등으로 떨어졌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 후회는 없습니다! 군 생활이라는 게 하면 할수록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여자로서 할 수 있는 경험이 다소 제한적일 수 있는데, 넓은 반경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재미있고 흥미롭기도 합니다.

1기갑여단 자랑 좀 부탁한다 1기갑여단은 대한민국 최초의 기갑여단으로서 전투구호는 ‘최초로 기동하고! 최고로 활약한다! 1기갑 기동하라! 결정적 순간까지!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입니다. 여단은 명실상부한 5군단의 핵심전력이며 ‘싸우는 방법대로 훈련’하는 역사와 전통있는 최강의 부대입니다.

군 생활을 통해 얻은 것들 가장 소중한 것을 꼽는다면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좋은 관계를 쌓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주변 여러 분들께 많은 도움을 받고 배움을 얻은 것 같습니다. 또 주특기 면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사실 화생방이라고 하면 가스실에 들어가서 하는 훈련이나 작업만 상상했고, 제독 작전이나 정찰 작전이 포함되는 줄은 잘 몰랐습니다. 화학에 대해서도 더 많이 배우게 됐고요.

정찰차 운전도 직접 하던데 대형면허도 땄었고, 원래는 조종이 제 임무가 아닌데 조종수가 너무 안 들어오다 보니 안되겠다 싶어 기계화학교에 가서 직접 자격을 취득해 조종까지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차량 운전보다 쉬운 것 같습니다.

여군이라서 좋은 점 vs. 불편한 점 밖에 군복을 입고 나가면 ‘여군’을 향한 기특한 시선을 보내주셔서 자부심이 큽니다. 너무나 잘 해주셔서 오히려 힘든 점이나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군인으로서의 다짐, 포부를 들려달라 여군 행정보급관님이신 이연희 상사님을 본받고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엄마처럼 따스하고, 한편으로는 부대 선임답게 엄격하고 꼼꼼하게 놓치는 부분 없이 부대를 살펴 주십니다. 그런 모습을 뵈면서 ‘아, 나도 상사님을 롤모델 삼아 부대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군복 밖의 삶

가족 이야기도 궁금하다. 소개 부탁한다 부모님과 한 살 터울의 오빠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저희를 좀 늦게 낳으셔서 연세가 있으신 편이시고요. 부모님은 한 번도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신 적 없이 정말 다정한 잉꼬부부십니다. 저희에게는 별로 전화는 안 주시는데 두 분끼리는 하루에도 전화를 열 통 넘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여군 선배인 어머니가 조언도 해 주시나 엄마는 예전에는 정말 무서웠는데, 자라면서 점점 가까워져 지금은 정말 친구 같은 엄마가 되어주고 계세요. 그런데 또 제가 힘들다고 하면 “그거 하나 못 버텨서 어떻게 할래, 사회에 나오면 더 힘든 일이 많고 더 무서운데 군대 안에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엄하게 충고도 해주시고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자주 못 만나서 좀 아쉽습니다.

입대 소식에 주변 반응은 어땠나 주변에서는 “대단하다, 그런데 나는 입대 안 할 것 같다” 하는 말이 많았어요. 엄마는 “하고 싶다면 해라!” 하셨고 아버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지만, 꼭 하고 싶다면 응원하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오빠는 “너한테 인사하기 싫으니 내가 먼저 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평소에는 뭐하면서 여가를 보내나 선후임들과 뚝방길에서 운동하고, 턱걸이하고 그러면서 보냅니다. 다른 취미는 별로 없고, 자격증 취득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서 군대 들어온 후에 취득한 것만 군 자격증 포함 16개 정도 됩니다. 환경기능사, 위험물안전관리자, 운송자, 석면안전관리자, 군화학자격증 등입니다. 군 생활에 보탬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열심히 하고 있고요. 앞으로는 위험물산업기사를 정말 따고 싶고, 용접, 지게차, 굴삭기까지 따서 만능이 되고 싶습니다.

타지 생활이 외롭지는 않나 화생방중대가 단합력이 정말 좋습니다. 일과 끝나면 “오늘 뭐 드십니까” “뭐 하십니까” 하면서 함께 모여서 밥을 먹거나 메뉴별로 삼삼오오 모여 함께 식사하러 갑니다.

날이 추워져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올해를 마무리하며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태권도를 계속해서 사범 자격으로 해외파병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주한미군 대회에 나가 태권도의 위용을 떨치고 싶은 바람도 있고요.

가족에게, 전우에게, 대한민국 국군 장병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코로나로 인해 회사 다니기도 힘드실 텐데 마스크 꼭 끼고 다니시고,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엄마 아빠 사랑해! 또 선임부터 후임까지 모두 저를 아껴주시고 도와주시는데 늘 감사하고, 코로나로 출타도 어려운 시국에 장병 여러분도 고생이 많으실 텐데, 가족분들께 전화 자주 드리면서 많이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군복입은 장병 모두를 응원합니다. 힘내라 힘!

5군단 1기갑여단

제5군단 유일의 기갑여단이자 대한민국 국군 최초의 기갑여단이다. 6사단과 3사단, 5포병여단과 함께 철의 삼각지대를 지키는 5군단의 최정예 주력 부대이기도 하다.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철원 일대에 주둔하고 있다.

힘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