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신이 코 앞!

유리 곰신·효준 군화 커플

5년 전 추석에 시작된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첫사랑. 4년을 붙어 다니며 둘은 어른이 되었지만, 어느 커플이 그렇듯 그들도 군대라는 산을 넘어야 했다. 심지어 입대와 코로나가 겹쳐 군화의 얼굴도 가물가물해졌다는데… 곰신은 부대로 향하는 내내 만감이 교차하는지 창밖을 바라봤다. 4개월만에 만난 내 사랑에게 하는 변치 않을 서약.

#보름달 아래 이루어진 사랑

커플 소개 부탁한다
유리 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22살 박유리입니다. 효준 현재 육군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하고 있는 22살 병장 안효준입니다.

남자친구를 오래 보지 못했을 텐데, 지금 기분이 어떤가
유리 남자친구 부대에 그린비가 고장나서 4개월 만에 처음 보는 거에요. 지금도 떨려서 말을 잘 못 하겠어요.

오랜만의 만남을 위해 준비한 게 있나
유리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아서 준비는 많이 못 했는데, PX에 없는 과자랑 컵밥, 효준이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좋아해서 『인간』이라는 책을 준비했습니다. 아, 그리고 편지도요!

그동안의 곰신 생활은 어땠나
유리 처음엔 맨날 울었는데, 제 할 일에 집중하다 보니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은 됐어요. 근데 효준이에 대한 그리움은 안 없어지더라고요.

곰신데이트 촬영 소식을 듣고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유리 언제 신청했냐고 놀라서 물었는데, 효준이도 자기가 될 줄 몰랐대요. 서로 기뻐서 막 소리 질렀죠.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났다고. 가까워지게 된 계기는
유리 학기 초반에는 서로 관심도 없고, 말도 안 하다가 ‘모두의 마블’이라는 게임이 유행을 하면서 우연히 같이 게임을 하다가 친해졌습니다.
효준 제가 남중을 나와서 여자랑 말하는 게 어색했는데 유리가 편하게 게임 신청을 해서 먼저 호감을 느끼게 된 거 같아요.

어떻게 연인으로 발전했나
유리 추석 연휴에 문자로 안부를 묻다가 갑자기 효준이가 노래방을 가자는 거예요. 그래서 노래방 갔다가 밥도 먹고, 저녁에는 학교 안에서 산책하는데 갑자기 큰 소리가 들리니까 얘가 가까이 오더라고요. 저는 당황해서 몰랐는데 생각해보니까 효준이가 제 손을 잡았더라고요.

그럼 그때 고백한 건가
효준 아뇨. 제가 내성적인 성격이라 바래다주고 집에 와서 전화로 고백을 했어요.

공교롭게도 추석 연휴가 둘의 5주년이라고 들었다. 기념일이나 생일이 다른 일정과 겹쳐서 곤란했던 적이 또 있나유리 제 생일이 7월인데, 효준이가 작년 6월에 입대해서 제 생일을 못 챙겨줬어요. 전역은 올해 12월인데 마침 효준이 생일이 전역일 이후라 얘 생일은 제가 챙길 수 있고요. 그런 게 좀 서운했던 거 같아요. 효준 그래도 이번 유리 생일 때는 편지도 열심히 써서 택배로 보내주고 훈련병 때는 세탁병 지원해서 전화 기회를 따는 등 어떻게든 챙겨 주려고 했어요.

꽤 오래 만났는데, 가장 좋았던 시기와 가장 힘들었던 때는
유리 가장 좋을 때는 아직 안 찾아온 효준이의 전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제가 셋째 중 막내딸인데, 부모님이 제가 연애하는 걸 별로 안 내켜 하세요. 그래서 부모님이 제 연애를 처음 아셨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5년이나 만나고 있으니까 여차저차 구렁이 담 넘어가듯 눈 감아 주시는 것 같아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효준 가장 좋았던 건 휴가 나갔을 때 여자친구가 와다다 뛰어와서 제품에 폭 안겼을 때? 가장 행복했고, 심지어 너무 기뻐서 울었어요. 반대로 힘들었을 때는 입대할 때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어요. 울음도 안 나왔는데 부대 도착해서 밤에 엄청 울었어요. 유리 저도 그땐 집에 가서 며칠을 울었어요.

서로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유리 햇살. 가끔 제게 그림자가 들 때가 있는데 효준이가 나타나면 햇살이 비추는 것처럼 밝아지거든요. 효준 사랑. 별다른 말이 필요하나요. 사랑스럽잖아요. 볼 때마다 너무 귀엽고, 여자친구는 애교를 싫어한다는데 저는 유리가 숨만 쉬어도 예뻐서 미치겠어요. 가만 있어도 자동으로 애교가 나오는 것 같아요.

입대 후의 연애는 예전과 다를 수밖에 없을 텐데,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유리 같은 동네에 사니까 맨날 붙어 다녔거든요. 그래서 4일 정도는 엄청나게 힘들었어요.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함께 자주 다니던 편의점, 맥도날드, 지하철역에만 가도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어요. 심지어 지나가는 사람들만 봐도 효준이 같아서 길에서도 울었어요. 효준 저는 유리가 알바하는데 전화로 진상 손님 마주쳤다고 울 때요. 제가 옆에 있었으면 안아주고 눈물도 닦아줬을 텐데, 전화로밖에 위로할 수 없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달래주지 못해서 그때가 가장 보고 싶기도 했고요.

군인 남친에게 서운했던 적은
유리 자주 얘기하는 거긴 한데, 저는 전화할 때 밝게 얘기하거든요. 효준이 기분 좋아지라고요. 근데 효준이 말투는 딱딱하고 무거울 때가 있어요. 주변 사람들 때문에 민망해서 밝게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서운해요. 효준 일병 때는 제가 내성적인 성격이라 아직 동기들과 친해지지 않았었고, 선임들이랑 같은 생활관에 있으면 눈치도 보이고 유리랑 사적인 이야기를 하면 부끄럽게 느껴져요. 그래서 더 무뚝뚝하게 하는 것 같아요. 유리 이제는 이해합니다.

입대 후 둘의 관계 또는 상대방이 달라진 것이 있나
효준 저희가 집도 가깝고 매일매일 보니까 4년을 만나면서 떨어져 있는 시간이 일주일을 넘겨본 적이 없어요. 근데 군대 오고 코로나가 터지면서 다섯 달 정도 얼굴을 못 보니까 그 시간을 통해 오히려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해졌던 것 같아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상대를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서 더 성숙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유리 맞아요. 엄청 애틋해졌어요.

코로나로 외출과 휴가가 적었다. 만날 수 있는 한 시간 한 시간이 소중했을 텐데,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효준 여행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용인부터 강릉까지. 특히 바다를 많이 갔어요. 같이 여행 가면 떨어지지 않고 종일 붙어있을 수 있잖아요.

여행 가서 뭘 했나
유리 술도 조금 마시고… (웃음) 아 맞아, 용인에서는 한국민속촌을 갔어요. 바이킹도 타고 투호도 하고 그랬습니다.

#내일 더 사랑할게

오늘 이렇게 서약서를 써본 소감이 어떤가
효준 어떻게든 잘 지켜주고 싶어요. 다 지키면 되게 뿌듯해서 유리를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둘 다 내성적이라 서로 원하는 걸 잘 말하지 못하는데 이런 기회로 제안하고 수용하는 법을 배워서 더 안정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리 효준이가 얘기한 것들은 제가 당연하게, 무조건 잘 지킬 거라고 생각해왔던 거예요. 근데 효준이는 혼자서 그걸 걱정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어요. 말을 안 하면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니까, 앞으로 표현을 잘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서로의 바람을 듣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유리 제가 더 잘 해줘야 할 것 같아요. 효준 전 떡볶이 맛집 주 3회 다닐 거예요. (웃음) 대신 냉면 맛집도 같이 가는 거지? 유리 당연하지!

아직 군화의 전역을 기다리는 곰신들에게 한 마디
유리 곰신이 되기 전부터 힘들다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해 보니까 역시나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취미생활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고, 특히 집안에만 있으면 우울해지니까 일부러 밖에 나가서 몸을 많이 움직였던 것 같아요. 전역만 기다리면서 걱정 많으실 텐데, 그래도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의 할 일 잘하고 있으면 시간이 훌쩍 가더라고요. 아주 소소하지만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곰신들 모두 힘내시길 바랍니다.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
유리 곰신데이트 신청해줘서 너무 고마워. 전역하기 전에 우리 관계를 한 번 더 돌아볼 수 있어서 앞으로도 같이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시기에도 서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었어. 사랑해. 효준 나 보려고 오늘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났다고 들었는데 너무 고맙고, 전역하면 확실하게 보답할게. 나도 사랑해!

힘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