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화의 아름다움은 건강함 그 자체다. 꾸준한 식단관리와 운동으로 머슬마니아의 영광을 거머쥔 그녀. 그러나 단단히 다져진 겉모습 안에는 갑작스레 찾아온 병을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에 도전했던 지난날이 있다. 절망을 딛고 건강한 마음을 되찾았을 때, 그녀는 더욱 아름답게 빛나기 시작했다.

요즘의 운동 루틴을 공유해달라
무리할 수가 없어요. 병 때문에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이 기초대사량을 낮추기 때문에, 4년째 식단을 유지하고 있어요. 운동은 절대 억지로 하지 않고 가장 즐거운 스포츠를 찾아서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요. 아침에 일어나면 수영을 한다거나, 날씨가 좋을 때는 테니스를 쳐요. 요즘 같은 가을에는 골프를 치고 여름은 서핑, 겨울이 되면 친구들과 볼링을 치는 것으로 운동을 대체해요. 체육관에서 15개씩 3세트 하는 것만이 운동은 아니거든요. 내가 가장 즐겁고 상쾌하고 행복한 순간을 찾으면 돼요.

운동을 통해 스스로 가장 마음에 들게 완성된 곳을 꼽는다면
마인드가 아닐까 생각해요. 물론 인터뷰에서 의도하신 대답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웃음) 몸으로 보자면, 어깨 삼각근과 힙이요. 그런데 ‘나무를 보는 것보다 숲을 보라’라는 말이 있듯, 몸도 마찬가지에요. 복근이 얼마나 갈라졌고 활배근이, 허벅지 근육이 얼마만큼 커다란지가 과연 중요할까요? 가장 중요한 건 프로포션이에요. 전체적인 균형과 비율이요. <맨즈헬스> 등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많이 본 것도 복근의 데피니션이 아닌 밸런스죠. 남자의 경우에는 어깨와 가슴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연화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몸과 마음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것이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요.

건강문제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
희귀성난치병이기 때문에 극복하거나 고칠 수 있는 병은 아니에요. 하지만 우연히 찾아온 병을 원망만 하던 무기력한 삶에 운동이 활력과 에너지를 찾아 주었죠. 난치병을 고쳐 줄 수 있는 건 어디에도 없어요. 오로지 스스로의 마음가짐과 결심, 가치관이 앞으로의 삶을 결정해주는 거예요. 사람은 움직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고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인생길을 달리다 넘어진 제게 운동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힘이었어요. 그래서 지금 전보다, 다른 사람보다 느릴 수 있지만 잘 달리고 있어요. 참, 치료를 위해 잠시 쉬어가며 배우로서 데뷔를 앞두고 있으니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이관개방증이라는 말 자체가 좀 생소한데, 어떤 문제를 겪게 되는 건가
정확히 말하자면 돌발성난청으로 인한 감음성난청과 감각신경성이명, 이관기능개방장애 3가지를 앓고 있어요. 오른쪽 귀가 우이전농(청신경, 감각신경세포 모두 죽은 상태)까지 악화되어 손으로 만져도 소리도, 감각도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열흘씩 입원치료를 받아도 호전이 되지 않다가 퇴원 전날 기적적으로 30% 정도의 청신경세포와 감각세포가 돌아왔어요. 그래도 평생 이명 같은 소리를 들으며 살아야 해요. 정상적인 세포는 이 세상의 모든 진동을 익숙한 소리로 변환해 주는데, 저는 그 세포가 손상돼서 항상 고장 난 앰프나 오래된 TV처럼 제대로 변환되지 않은 소리를 듣는 거예요. 이관기능개방장애는 말 그대로 이관(유스타키오관)이 열려있는 장애입니다. 입,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이 항상 열려있어서, 숨을쉬거나말을할때,침을삼키거나심지어가만히있을 때도내목소리와내신체소리가머릿속에울려퍼져요. 숨이가빠지거나스스로말을크게할때는내안의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기 때문에, 목소리가 작아지고 숨을 쉬기도 힘들어지죠. 그래서 유산소 운동을 못하고, 발성훈련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선천적 청각 장애와 같이 발음이 점점 어눌해지고 목소리 톤도 계속 낮아지게 돼요. 저처럼 보이지 않는 고통과 싸우는 사람도 있어요. 아무렇지 않게 웃고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더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이 사회에 정말 많아요. 그러니 장병 여러분도 많이 외롭고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힘내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일반적인 운동과는 달리 심적, 체력적 부담이 컸을 텐데도 머슬마니아에 도전한 이유가 있나?
<문제적 남자>에 출연했을 때에도 그랬지만, 항상 인생에 목표와 도전, 계획이 있었어요. 저는 성장과 성취의 연속이 인생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병이 삶의 목적과 목표를 잃게 했죠. 아무것도 할 자신이 없었어요. 잠을 잘 수도 없었고 살아갈 용기도 없었고요. 그때 한 후배가 이런 말을 해 줬어요. “선배가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에 특별한 시련을 준 거고, 이겨냈을 때야말로 정말 특별한 사람이 될 거야” 그 말을 듣고 그냥 운동화를 신고 걸었어요. 병 때문에 맘껏 뛸 수는 없었지만 움직이고 싶었고, 그래서 운동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때 작은 목표를 설정했죠. 운동을 시작했으니 운동으로 최고가 되어보는 것.

유산소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힘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유산소를 할 수가 없으니 웨이트만 해야 했어요. 데피니션이나 체지방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고, 그 한계를 뛰어넘어야 했죠. 그래서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혼자 대회를 준비했어요.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안 그래도 희귀난치병으로 한순간에 인생이 바뀐 딸이 몸을 혹사시키고 있다고 차마 이야기할 수가 없더라고요. 하지만 스스로에게도, 부모님께도, 또 저와 같은 희귀병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당시에는 1위부터 그랑프리까지 모두 트레이너나 운동에 종사하는 사람만 수상을 했었거든요. 일반인도, 아니 일반인보다 조금 더 약하고 조금 더 불리한 사람도 노력과 의지만 있다면 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직업적으로도 큰 변화를 겪었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나
도전하는 삶이 즐거워요. 인생은 한 번뿐이며 내 인생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은 ‘나’잖아요. 그 영화의 장르를 만들어가는 것도 나 자신이고요. 저라는 영화는 굉장히 볼거리가 많은 영화이길 바라요. 앞으로 더 많은 시나리오가 기다리고 있고, 또 괜찮은 결말도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어요.

장병들을 위한 운동법 코칭과 병영체험도 해봤는데, 군복을 입고 훈련 현장을 경험해본 소감이 어땠나
역레펠, 헬기 레스큐, 특전, 잠수 등 국방홍보원 홍보대사를 하면서 여러 훈련을 경험했어요. 그래서 장병 여러분들이 얼마나 멋지며,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는지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죠. 저는 겨우 한 달에 한두 번이었지만 여러분은 매일이 훈련의 연속인 거잖아요. 정말 존경스럽고 대견스러워요. 거의 모든 훈련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던 만큼, 위급상황이 생기면 저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어요. 군대에 있는 모든 여러분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대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스스로 정한 인생의 방향성이나 삶의 좌우명이 있다면
‘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번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 두 가지 명언이 항상 침대 머리맡에 붙어 있어요. 하나는 철학자 니체의 말이고, 다른 하나는 탈무드의 글귀 중 하나죠. 살다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게 진리인 게 참 많은것같아요.한번뿐인인생을허투루보내지않을것,어떤 순간이 와도 좌절하지 않고, 거만하지 않을 것을 되새기며 살고 있어요.

평소 즐기는 취미가 있나
제가 취미만큼은 부자예요. 예술학을 전공해서 아트에 관심이 많아요.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 부동산과 주식도 좋아합니다. 호기심이 많아서 취미가 정말 많아요. 글 쓰는 것도 좋아해서 인터뷰지에도 진심으로 답을 쓰고 있어요. 얼마나 짧게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말 길게 쓰고 있답니다.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된다면 어떤 방향일까.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은 일은 없나. 앞으로의 계획이나 정해진 행보가 있다면 알려달라
몇 개의 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모두 이야기하기엔 너무 길지만 그중 하나는 ‘배우 이연화’예요. 모델로서, 셀럽으로서 많은 활동을 해왔고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드리고 싶어서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연기부터 액션, 그리고 그랑프리 때만큼은 아니라도 몸도 다시 만들고 있어요. 제2의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

사회인 선배로서, 누나로서 장병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너는 특별해. 평범하지 않아. 본인이 얼마나 세상에서 귀하고 소중한 존재인지 알았으면 좋겠어. 타인은 타인일 뿐이야. 비교할 거 없어. 너는 너만의 영화를 만들어나가면 돼.” 주인공은 바로 당신입니다.

끝으로 장병들을 위한 응원의 멘트
사지가 멀쩡하고 앞이 보이며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냄새를 맡고 소리가 들리는 것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해요. 가장 기본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건 축복이거든요. 축복을 갖고 태어났다면 열심히 살길 바라요. 힘차게, 멋지게 살아주는 게, 그렇지 않은 상태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며 응원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충분히 멋진 사람이에요. 앞으로 더 멋져질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더 빛나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힘HIM